
제주 자생식물의 산화스트레스 유발 HK-2 세포 손상에 대한 신장 보호 활성평가
Abstract
This study evaluated the nephroprotective potential of 161 samples derived from 85 taxa representing 67 genera across 41 families of Jeju native plants using HK-2 human renal proximal tubular epithelial cells. Cytotoxicity screening at 100 μg/mL revealed that most samples maintained 60–90% cell viability, indicating low or negligible toxicity. All samples were subsequently assessed under H2O2-induced oxidative stress conditions. Twelve species (14 samples) were classified into Group A (≥80% viability) and thirteen species (23 samples) into Group B (75–80% viability). Among them, Daphniphyllum macropodum, Ficus erecta var. sieboldii, and Mallotus japonicus demonstrated significant protective effects despite the absence of prior reports on renal protection. This study represents the systematic large-scale screening of Jeju native plants for nephroprotective activity and provides foundational data for future investigations into active constituents and underlying mechanisms.
Keywords:
Jeju native plants, Nephroprotection, HK-2 cells, Oxidative stress, Chronic kidney disease신장은 체내 항상성 유지에 핵심적인 기관으로, 노폐물 배설, 전해질 균형 조절, 산과 염기 조절, 혈압 조절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신장세포는 높은 대사율과 풍부한 미토콘드리아를 보유하고 있어 산화적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과도한 축적은 세포막 지질 과산화, 단백질 변성, DNA 손상을 유발하며, 이는 급성신손상(acute kidney injury, AKI)과 만성신장질환(chronic kidney disease, CKD)의 주요 병태기전으로 알려져 있다.1) 특히 근위 세뇨관 상피세포(proximal tubular epithelial cells)는 ROS에 가장 민감한 세포 유형 중 하나로, 산화적 스트레스에 의해 세포사(cell death), 염증반응,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가 유도된다.2,3) CKD는 전 세계적으로 약 14.2%의 유병률을,4) 우리나라에서는 약 11%의 유병률을 보이며,5) 초기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말기 신부전(end-stage renal disease, ESRD)으로 진행할 수 있어 조기 예방 및 치료 전략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천연물 기반 신장 보호 소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합성 약물의 부작용 문제, 장기 복용의 안전성 이슈, 복합적 병태기전에 대응하기 위한 다중 표적 접근의 필요성 때문이다. 다양한 식물 유래 페놀류 및 플라보노이드, 트리테르페노이드, 알칼로이드 등이 항산화, 항염증, 항세포사멸 효과를 통해 신장 보호 활성을 나타낸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6) 특히, quercetin은 Nrf2 경로 활성화와 NF-κB 억제를 통한 신장세포 보호 효과가 다수의 in vitro 및 in vivo 모델에서 확인되었으며, kaempferol, chlorogenic acid 등도 유사한 보호기전이 보고된 바 있다.7)
제주도는 화산섬 특유의 지질, 아열대성 기후, 다양한 미세서식지로 인해 독특한 식물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고유종 및 희귀식물이 다수 분포한다. 제주에는 약 1,800여 종의 관속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난대 · 아열대 기후에 적응한 상록활엽수와 제주 특산식물로 본토와 차별화된 화학적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 자생식물은 전통적으로 약용으로 활용된 사례가 많으나, 신장 보호 활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서는 큰뱀무(Geum aleppicum)의 항산화 · 항염증 활성,8) 백량금(Ardisia crenata)의 항산화 및 항암활성,9) 예덕나무(Mallotus japonicus)의 항염증·항산화 효과,10) 가시엉겅퀴(Cirsium japonicum)의 간보호 및 항산화 효과11) 등이 보고되었으나, 이들 식물이 신장세포 보호 측면에서 어떤 활성을 갖는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또한 식물의 2차대사산물은 생육단계, 계절, 채집시기, 환경요인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개화기 전후, 과실기, 잎의 성숙도, 스트레스 조건 등은 페놀 · 플라보노이드 함량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항산화 및 세포 보호 활성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제주 자생식물의 신장 보호 활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기와 부위에서 채집된 시료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스크리닝이 필요하다.
HK-2 세포는 인간 근위 세뇨관 상피세포에서 유래한 불멸화 세포주로, in vitro 산화적 스트레스 모델에서 널리 사용되는 표준 세포주이다.13) H2O2는 세포 내에서 Fenton 반응을 통해 hydroxyl radical을 생성해 ROS 매개 세포 손상을 유도하며, 실험적 재현성이 높아 대규모 천연물 스크리닝에 적합한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본 연구는 161개의 제주 자생식물 추출물을 대상으로 산화 스트레스 조건에서의 신장 보호 활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여 고활성 후보군을 도출하고, 식물 종 · 부위 · 채집 시기간의 활성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생육단계가 생리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또한 스크리닝 결과를 기존 문헌과 대조하여 신규 신장 보호 가능 식물을 제시하고, 향후 기능성 소재 개발 및 작용기전 규명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 − 제주도 전역에서 2020–2022년 동안 한국약용식물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생식물 85분류군(taxa)를 대상으로, 부위(잎, 줄기, 뿌리, 열매 등) 및 채집시기에 따라 총 161개의 시료를 확보하였다. 대상 식물은 가지과, 국화과, 뽕나무과, 대극과, 녹나무과, 운향과, 장미과, 참나무과, 콩과 등 9개 과를 포함하여 제주도의 난대·아열대 식생을 대표하는 분류군으로 구성하였다. 모든 시료는 음건한 후 분쇄하여 70% 에탄올로 추출하였고, 감압 농축한 뒤 동결 건조하여 사용 전까지 4℃에서 보관하였다. 전체 161개 시료의 상세 정보는 Supplementary Table S1에 제시하였다.
세포 배양 및 과산화수소 처리 − 인간 신장 근위 세뇨관 세포주 HK-2 (Korea Cell Line Bank, Seoul)는 10% FBS가 첨가된 RPMI 1640 배지를 사용하여 37℃, 5% CO2 조건에서 배양하였다. 세포를 24-well plate에 well당 2 × 105 cells로 분주하여 밀도가 약 80%에 도달하면 무혈청 배지로 교체한 후 추출물(100 μg/mL)을 60분간 전처리하였다. 이후 산화 스트레스 유도를 위해 600 μM H2O2 (Sigma-Aldrich, St. Louis, MO, USA)를 6시간 처리하였으며, 대조군에는 동일 조건에서 증류수를 처리하였다. 모든 추출물은 배지에 용해한 뒤 0.20 μm 멸균 필터로 여과하여 사용하였다.
세포 생존율 측정(MTT assay) − 세포 생존율은 thiazolyl blue tetrazolium bromide (MTT; Biosesang, Seongnam, Korea)를 이용해 평가하였다. 배양 배지를 제거한 뒤 각 well에 MTT 용액(0.5 mg/mL) 300 μL를 첨가하고 37°C에서 30분간 배양했다. 이후 MTT 용액을 제거하고 DMSO 300 μL로 formazan을 용해한 뒤 100 μL를 96-well plate로 옮긴 뒤 595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기준파장 620 nm). 측정은 SpectraMax i3x (Molecular Devices, San Jose, CA, USA)를 사용하였다. 세포 생존율은 무처리 대조군 대비 백분율(%)로 환산하였다.
통계 처리 − 모든 실험은 3회 반복하여 실시하였으며, 통계 분석은 Sigma Plot 14.0 (Systat Software, San Jose, CA, USA)을 사용하였다. H2O2에 노출된 세포에서 추출물 무처리군(vehicle)과 각 추출물 처리군 간의 비교는 정규성 검정과 등분산 검정을 실시한 후 unpaired Student’s t-test로 분석하였다. 결과는 평균 ± 표준편차(mean ± SD)로 표시하였고, p < 0.05를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판단하였다.
결과 및 고찰
H2O2 유도 산화 스트레스 모델에서의 신장 보호 활성 평가 − 600 μM H2O2 처리 시 vehicle 군의 세포 생존율은 71.3 ± 5.4%로 감소하였으며, 이는 무처리 대조군(100%) 대비 약 29%의 세포 손상을 의미한다. 각 식물 추출물 처리군의 생존율은 49.4–89.7% 범위로 분포하였으며, 전체 161개 시료의 H2O2 스트레스 하에서의 세포 생존율은 Supplementary Table S1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세포 생존율을 기준으로 천연물 스크리닝 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활성 등급화 체계를 참고하여 신장 보호 활성을 네 단계로 분류하였다.14,15): Group A (≥80%), Group B (75–80%), Group C (70–75%), Group D (<70%). 본 연구는 161개 시료를 대상으로 한 1차 스크리닝 연구로서, 전체 시료를 동일 조건에서 비교하여 상대적 보호 효과가 우수한 후보군을 선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에 모든 추출물 처리군의 세포 생존율은 동일 실험 내 vehicle 군(H2O2단독 처리군, 71.3%)을 기준으로 비교하였으며, vehicle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생존율 증가를 보인 시료를 활성 후보로 판정하였다.
HK-2 세포는 인간 신장 근위 세뇨관 상피세포에서 유래한 불멸화 세포주로, 신독성 평가 및 신장 보호 소재 스크리닝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표준 세포 모델 중 하나이다.13) H2O2/HK-2 모델은 급성 신손상의 핵심 병태기전인 산화 스트레스를 in vitro에서 재현하는 표준적 방법으로, 다수의 천연물 신장 보호 스크리닝 연구에서 검증된 모델이다.13) 본 연구에서 사용한 600 μM H2O2는 세포 생존율을 약 30% 감소시키는 농도로, 과도한 세포 사멸 없이 보호 효과를 판별할 수 있는 적정 손상 수준으로 판단된다.
전체 시료 중 Group A는 14개 시료(8.6%, 12종), Group B는 23개 시료(14.3%, 13종), Group C는 64개 시료(39.8%), Group D는 57개 시료(35.4%)에 해당하였다. Vehicle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낸 Group A 및 B에 포함된 전체 식물 목록과 세포 생존율은 Table Ⅰ에 제시하였다.

Nephroprotective activity of Jeju native plant extracts classified into Group A (≥80%) and Group B (75–80%) against H2O2-induced oxidative stress in HK-2 cells
전체 시료의 22.9% (37개, Group A+B)가 vehicle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냈으며, 이는 제주 자생식물이 신장 보호 활성 소재로서 탐색 가치가 높은 자원임을 시사한다. H2O2/HK-2 모델을 활용한 한반도 자생식물 대상의 체계적 다종 스크리닝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신장 보호 기능성 소재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활성군(Group A/B) 식물의 특성 분석 – Group A (Cell viability ≥80%) – 붉나무(Rhus javanica) 꽃은 89.7 ± 3.7%로 전체 시료 중 가장 높은 세포 생존율을 보였으며, vehicle (71.3%) 대비 약 18.4 percentage points의 보호 효과를 나타냈다. 붉나무 꽃에는 gallic acid, methyl gallate, kaempferol glycoside 등이 풍부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이들의 강력한 radical scavenging activity가 관찰된 보호 효과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알꽈리(Tubocapsicum anomalum) 잎(86.3%)은 두 번째로 높은 활성을 보였으며, 뿌리(80.1%), 줄기(79.4%)에서도 부위와 관계없이 고활성이 유지된 점이 특징적이었다. 가시엉겅퀴(Cirsium japonicum) 뿌리(84.4%)는 잎(78.0%)보다 높은 활성을 보였는데, 이는 뿌리에 flavonolignan 성분이 집중되는 엉겅퀴속 식물의 일반적 특성과 부합한다.11) 참나무과에서는 가시나무(82.8%)와 종가시나무(80.0%)가 모두 Group A에 포함되었으며, 이들에 공통적으로 풍부한 ellagitannin, proanthocyanidin 등의 강력한 항산화 활성이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Group B (Cell viability 75–80%) – 중등도 고활성군에는 노랑하늘타리(79.9%), 동백나무(79.9%), 예덕나무(79.4%), 좁은잎천선과(79.1%), 제주백서향(78.4%), 후박나무(78.3%), 삼백초(77.6%), 여주 열매(77.8%), 천선과나무(76.4%), 비자나무(76.5%), 광대나물(76.4%), 애기달맞이(76.3%), 무(75.7%), 구실잣밤나무(75.2%) 등 14개 시료(Group A에 포함되지 않는 분류군 13종)가 포함되었다. 이들의 vehicle 대비 보호 효과는 4–9 percentage points 수준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시료(p < 0.05)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삼백초(Saururus chinensis)의 sauchinone, 비자나무(Torreya nucifera)의 diterpene, flavonoid 등이 보호 효과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연구에서 고활성을 보인 식물 중 일부는 기존 문헌에서 신장 보호 활성이 보고된 종들로, 이들의 재현적 활성은 본 스크리닝 모델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여주(Momordica charantia)는 cucurbitane-type triterpenoid 및 charantin을 통한 항산화·항당뇨·신장 보호 효과가 다수 보고되어 있으며,16) 본 연구의 새순(83.1%)과 열매(77.8%) 결과는 이를 HK-2 세포 모델에서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백초(Saururus chinensis)의 sauchinone은 NF-κB 억제를 통한 신장 세포 보호 효과가 알려져 있어,6) Group B 포함(77.6%)은 기존 보고와 일관된 결과이다. 반면 기존 문헌에서 신장 보호 효과가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Group C 또는 D에 머문 시료의 경우 이는 단일 농도(100 μg/mL) 및 70% EtOH 추출이라는 스크리닝 조건의 한계에 기인할 수 있으며, 활성 성분이 풍부한 특정 분획으로의 재평가가 필요하다.
한편, 본 연구의 고활성 식물 중 일부는 신장 보호 활성이 보고된 동속(同屬) 식물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활성을 계통적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Group A에서 가장 높은 활성을 보인 붉나무(Rhus javanica)의 동속식물인 R. verniciflua는 신장 허혈-재관류 손상 모델에서 HK-2 세포의 cisplatin 유발 신독성 모델에서 신장 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내며, Nrf2 경로 활성화를 통한 항산화 효소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7) 붉나무 또한 gallic acid, methyl gallate 등 Rhus 속 공통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하므로, 유사한 산화 스트레스 억제 기전을 통해 H2O2 유발 HK-2 세포 손상에 대해 높은 보호 효과(89.7%)를 나타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Group A에 포함된 가시나무(Quercus myrsinifolia)와 종가시나무(Q. glauca)의 경우, 동속식물 Q. infectoria의 충영(蟲癭) 추출물이 당뇨성 신증 모델에서 산화 스트레스 및 TGF-β 경로 억제를 통한 신장 보호 효과를 나타냈으며,18) 그 주요 활성 성분으로 ellagitannin, gallic acid 등이 제안된 바 있다.6) Group B의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 역시 동속식물 C. sinensis(녹차)의 폴리페놀인 EGCG (epigallocatechin-3-gallate)가 Nrf2–Keap1 및 NF-κB 경로 조절을 통해 다양한 신손상 모델에서 신장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 광범위하게 보고되어 있다.19) 아울러 Tienda-Vázquez 등6)이 Cirsium vulgare와 C. ehrenbergii의 lupeol acetate 기반 간보호 및 이차적 신장 보호 효과를 보고한 바 있으며, 본 연구에서 Group A에 포함된 동속식물 C. japonicum var. spinossimum (가시엉겅퀴, 84.4%)의 활성은 이러한 계통적 활성 패턴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이상의 결과는 신장 보호 활성이 Rhus, Quercus, Camellia, Cirsium 등 특정 분류군에서 속(genus) 수준의 계통적 일관성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들 속에 속하는 제주 자생식물에 대한 추가적인 기전 연구의 가치를 뒷받침한다.
기존 문헌에서 보고되지 않은 신규 신장 보호 후보 식물 − 본 연구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기존 문헌에서 신장 보호 효과가 보고되지 않은 식물들에서 유의한 보호 효과를 발견한 것이다. 굴거리나무(Daphniphyllum macropodum) 잎(81.7%)과 미숙과실(78.3%)에서 유의한 보호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daphniphylline 등 알칼로이드 기반 NF-κB 억제 기전이 H2O2 매개 산화 손상 억제에도 유효함을 시사한다.20)
예덕나무(Mallotus japonicus) 열매(79.4%)와 잎(75.5%)의 보호 효과는 mallotinic acid, mallotusinic acid, corilagin, geraniin 등의 anti-LDL 산화 작용과 연관될 수 있다.21) 좁은잎천선과(Ficus erecta var. sieboldii)는 잎(79.1%), 열매(78.3%), 가지(77.5%) 등 모든 부위에서 고르게 Group B 수준의 활성을 보여, 부위 비특이적 보호 효과가 관찰되었다.22)
백량금(Ardisia crenata) 잎(81.0%)은 Group A에 포함되어 있으며, ardisiacrispin 등 triterpenoid saponin의 ROS 억제 작용이 보호 효과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23) 담팔수(Elaeocarpus sylvestris)와 황칠나무(Dendropanax trifidus)는 각각 gallic acid/ellagic acid 기반 항산화 활성24)과 dendropanoxide/chlorogenic acid 기반 Nrf2 활성화 효과25,26)가 보고되어 있어 신규 후보로서 가능성이 높다. 이상의 결과를 Table Ⅱ에 정리하였다.

Newly identified nephroprotective candidate plants without prior reports of renal protective activity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신규 후보들의 과(family) 구성을 살펴보면 주목할 만한 계통적 패턴이 관찰된다. 대극과(Euphorbiaceae)의 예덕나무, 굴거리나무과(Daphniphyllaceae)의 굴거리나무와 두릅나무과(Araliaceae)의 황칠나무, 자금우과(Primulaceae)의 백량금이 모두 고활성군에 포함되었는데, 이들 과는 phenolic acid, ellagitannin, triterpenoid 등 항산화 효능이 우수한 화합물군이 풍부하게 분포하는 계통적 특성을 공유한다. 이는 개별 종의 우연한 활성이 아니라, 계통적으로 연관된 2차대사산물 생합성 경로의 공통 산물에 의한 효과일 가능성을 시사하며, 동일 과의 근연종에 대한 확장 스크리닝의 학술적 근거가 된다. 특히 이들 식물이 제주도 자생 개체군에서 채집된 점을 고려하면, 제주 특유의 생태 조건이 기능성 성분 축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산지별 비교 연구가 향후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에 있어 중요한 방향으로 제안된다.
부위별 및 채집 시기별 활성 비교 − 동일 식물 내 부위별 활성 차이가 관찰되었다. 여주는 새순(83.1%) > 열매(77.8%) > 씨(73.1%) > 줄기(72.6%) > 뿌리(71.1%) > 잎(68.5%) > 꽃(66.9%) 순으로 부위별 차이가 뚜렷하며, 활발한 생장 부위에 cucurbitane-type triterpenoid가 집중되는 대사 특성과 일치한다.16) 알꽈리에서는 잎(86.3%) > 뿌리(80.1%) > 줄기(79.4%)로 부위 간 차이가 6.9 percentage points로 비교적 작아, 식물체 전반에 방어 대사산물이 고르게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박나무는 1년생 가지(78.3%) > 잎(75.3%) > 미숙과실(75.3%) 순으로, 생장이 활발한 어린 조직에서 neolignan이 높게 축적되는 경향과 일치하였다.27)
채집 시기에 따라 10–20% 수준의 활성 변동이 관찰되었다. 여주 잎은 2020년 9월(68.5%)보다 2021년 2월(55.7%)에 낮았고, 눈개쑥부쟁이 전초 역시 2020년 9월(73.1%)보다 2021년 3월(65.7%)에 낮은 패턴을 보였다. 반면, 당광나무 열매는 2020년 8월(67.9%)보다 2021년 11월(70.7%)에 높았다. 이러한 시기별 변동은 환경 요인들이 페놀 축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와 일치하며,28) 최적 채집 시기 결정을 위한 계절별 반복 평가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부위별 활성 차이는 식물 내 2차 대사 산물의 기관 특이적 배분(organ-specific allocation) 패턴과 연관된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초식 동물이나 병원체의 공격에 노출되기 쉬운 어린 잎, 새순, 미숙 과실에 방어 대사산물을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으며,12) 본 연구에서 여주 새순, 큰뱀무 지상부 등 생장이 활발한 조직에서 높은 활성도가 관찰된 것은 이와 부합한다. 채집 시기별 활성 변동(10–20 percentage point)은 생약 원료의 표준화 측면에서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눈개쑥부쟁이와 여주 잎의 동절기 시료에서 활성이 현저히 낮았던 것은 저온에서 페놀 합성 경로의 효소 활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당광나무 열매의 완숙 시기 활성 증가는 과실 성숙 과정에서의 2차 대사산물 전환과 연관될 수 있다. 이는 동일 식물이라도 채집 조건에 따라 활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기능성 소재 개발 시 채집 시기의 규격화가 품질 일관성 확보에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추출용매별 활성 차이 − 제주백서향(Daphne jejudoensis)을 대상으로 다양한 용매를 비교한 결과, 20% EtOH(78.4%)에서 가장 높은 활성이 관찰되었으며, 물 추출물(74.8%)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100% MeOH(65.8%), hexane 분획(60.5%)에서는 활성이 현저히 감소하였다. 이는 Daphne 속의 Daphnin 등 쿠마린 배당체가 극성 용매에서 효율적으로 추출되기 때문이며,29,30) 고농도 유기용매에서는 친지성 diterpenoid의 동시 추출이 보호 효과를 상쇄했을 가능성이 있다.
제주 민간약 기록과의 연계 분석 − 제주 민간약 조사에 따르면, 부종·이뇨·신장병 등에 사용된 식물이 다수 보고되어 있다.31) 본 연구에서 높은 활성을 보인 여주, 뽕나무과 식물 등은 전통적 비뇨기계 사용 기록과 현대적 스크리닝 결과가 일치하여, 경험적 전통 지식이 과학적 근거로 뒷받침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다만 민간약으로 사용된 모든 식물이 높은 활성을 보인 것은 아니었으며, 이는 복용 방법(탕전 또는 에탄올 추출), 용량, 사용 부위 등의 차이에 기인할 수 있다.
전통 의학에서의 신장 관련 사용이 반드시 근위 세뇨관 산화 손상 억제 기전에 특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뇨 효과, 요로 감염 억제, 부종 완화 등 전통적 사용 맥락은 본 연구의 H2O2/HK-2 모델과는 다른 기전을 통해 발현될 수 있다. 반대로, 전통 기록에 없던 식물에서 유의한 세포 보호 활성이 확인된 것(특히 굴거리나무, 좁은잎천선과 등)은 경험적 전통지식의 범위를 벗어난 신규 신장 보호 소재 발굴이 과학적 스크리닝을 통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결과로, 자원 탐색의 범위를 민간약 기록에만 한정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연구의 한계 및 향후 과제 − 본 연구는 제주 자생식물 161종 추출물의 신장 보호 활성을 포괄적으로 탐색한 1차 스크리닝 연구로서, 다음과 같은 방법론적 제한점을 지니며 이를 바탕으로 후속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N-acetylcysteine (NAC)이나 ascorbic acid와 같은 양성대조군(positive control)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는 개별 추출물의 절대적 보호 효능을 평가하기보다는, 동일 조건 하에서 다수 시료 간 상대적 활성을 비교하여 후속 심화연구의 우선순위 후보를 도출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모든 시료는 동일한 실험 배치 내에서 vehicle군(H2O2 단독 처리)을 내부 기준으로 비교하였으며, 통계적 유의성은 Student’s t-test로 평가하였다. 다만 향후 상위 활성 후보군에 대해서는 양성대조군을 포함한 농도 의존적 보호 효과 평가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단일 농도(100 μg/mL) 기반의 스크리닝으로 수행되었으며, 고활성 후보에 대해서는 IC50 또는 EC50 산출 및 용량 의존성 검증이 필요하다.
셋째, 세포 보호 기전에 대한 직접적 실험적 근거는 제한적이다. Table Ⅱ에 제시한 기전은 기존 문헌에 보고된 성분 및 생리활성을 바탕으로 한 간접적 추정이므로, 향후 intracellular ROS 측정(DCFH-DA assay), Nrf2/HO-1 및 NF-κB 신호 전달 경로 분석(Western blot), apoptosis 관련 지표(annexin V/PI, caspase-3) 분석 등을 통한 기전 규명이 필요하다.
넷째, H2O2 유도 모델은 산화 스트레스 기반 손상을 반영하는 단일 in vitro 모델로, 실제 신장질환의 복합적 병태생리를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cisplatin, high glucose, 또는 ischemia/reperfusion 기반 모델에서의 추가 검증과 함께, in vivo 동물 모델을 통한 효능 평가가 후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섯째, 활성 성분에 대한 화학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향후 HPLC/LC-MS 기반 성분 프로파일링과 활성 유도 분획(activity-guided fractionation)을 통한 핵심 활성 성분의 동정이 기능성 소재 개발 및 기전 연구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제주 자생식물 자원에 대한 선도적인 체계적 대규모 신장 보호 스크리닝 연구로서, 후속 심화연구를 위한 우선순위 식물군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기존 문헌에서 보고되지 않은 신규 후보 식물 10종을 도출한 점은 본 연구의 주요 학술적 기여로 판단된다.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제주 자생식물 85분류군에서 확보한 161개 시료를 대상으로 H2O2 유도 산화 스트레스 모델에서 신장 보호 활성을 평가하였다. 세포생존율을 기준으로 Group A(≥80%) 12종 14개 시료와 Group B (75–80%) 13종 23개 시료를 고활성군으로 분류하였으며, 이들 식물은 기존에 보고된 항산화·항염증·대사조절 기전과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특히 굴거리나무, 예덕나무, 좁은잎천선과, 백량금, 담팔수, 황칠나무 등 기존 문헌에서 신장 보호 효과가 보고되지 않았던 10종을 신규 후보로 제시하였다. 부위별 분석에서는 생리적으로 활발한 조직에서 높은 활성이 집중되었으며, 채집 시기별로도 10–20%의 활성 변동이 관찰되어 최적 채집 조건의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제주 자생식물의 신장 보호 활성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선도적인 대규모 스크리닝 연구로서, 향후 활성 성분 규명, 작용기전 분석, 농도 의존성 평가, in vivo 검증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5년도 제주대학교 교원성과지원사업에 의해 연구되었습니다. 시료 확보에 도움을 주신 한국약용식물원 박대양, 신미옥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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